고분자화학분과는 1988년 창립되어 이제 8년여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. 그러나 여러 고분자화학자들이 대한화학회 창립시부터 학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. 대한화학회 역사에서 첫 고분자 화학자를 찾아보면 월북한 이승기를 만나게 된다. 이승기(1996 작고)는 교토대학에서 학업을 마치고 일본 다카스키 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하던 중 해방과 함께 귀국하여 서울대공대 학장을 지냈으며, 1948년부터 학회 부회장으로 있던 중 6 ‧ 25동란 발발시 월북했다. 이승기는 학회 발기인 중의 한 사람으로 학회 창립의 주도적 인물이었으며, 일본에서의 연구시절 발명한 폴리비닐아세탈(비닐론) 섬유로도 유명하다. 또한 최초 대한화학회 발기인 26명 중에는 고분자 과학자로 이승기 외에도 김동일, 전풍진이 있었다. 고분자화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유기화학자이며, 1949-1951년 대한화학회 제3대 회장이었던 안동혁도 발기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. 이 같은 사실은 대한화학회 창립 초기부터 고분자과학자들이 학회 활동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는지를 잘 말해 준다.
1949년 12월 25일에 발간된 「대한화학회지」 제1권 제1호에는 17편의 보문과 3편의 총설이 실렸다. 이 중 고분자화학에 관한 논문은 이승기(서울대)가 “화류촉진제에 관한 연구”와 “각종 합성섬유를 염산처리했을 때의 강신도변화”라는 제하의 논문 2편을, 김동일(서울대)은 “섬유상 삼초산 섬유소에 관한 연구(제1-3보)”와 총설 “섬유공업의 전후동향”을 합쳐 4편을, 전풍진(서울대)이 “경화성 Phenol-Formaldehyde 초기 축합물의 가열경화” 및 “대한산 볏집 팔푸 제조에 관한 연구(제1-2보)”등 3편을 발표했고, 이에 덧붙여 안동혁(중앙공업연구소)이 “유지화학의 최근 진보”라는 총설을 투고했으니 고분자 화학논문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. 6 ‧ 25동란 후 1952년 7월 10일에 발간된 「대한화학회지」 제2권 제1호에도 김동일의 “섬유상 삼초산 섬유소에 관한 연구”, 전풍진의 “백화수피 이용에 관한 연구(제1-8보)” 보문이 발표되었다. 이어 1954년에 발간된 제3권에는 오준석과 최규원의 “Ion-Exchange Resin의 합성”, 1957년의 제4권에는 김동일, 노익삼의 “낙면 정제 및 이를 원료로 하는 초산 섬유소의 분자량 분배곡선에 관한 연구”와 성좌경과 김용준(서울대 및 중앙공업연구소)의 “산화환원수지에 관한 연구” 제하의 보문이 실려 있다.